[김정일 친정체제 강화] 장성택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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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북한 권부의 실세로 꼽혀온 인물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장을 겸임하는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인 데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56) 노동당 부장의 남편이라는 점에서 그의 동향은 늘 주목받아 왔다.

강원도 천내군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노동당 평양시위원회 지도원으로 당에 발을 들여놓았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1972년 김경희와의 결혼은 김경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뤄졌다고 한다. 김경희는 최근 교통사고설이 나돌았으나 그 이후 건강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정보 당국자는 전한다.

장성택은 당 청년 및 3대 혁명소조 부부장.부장을 거쳤으며 92년 12월 당 중앙위원에 선출됐다. 94년 9월 당 조직지도부 행정담당(사법.검찰.인민보안성 담당) 제1부부장에 선출돼 올 초까지 이 일을 관장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는 이번 말고도 좌절을 겪은 적이 있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79년 강선제강소 압연직장 초급당비서로 좌천됐다. 이후 중앙 정치 무대에 복귀한 그는 평양시 광복거리와 통일거리 건설사업 등을 맡으면서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공적으로 '노력영웅'칭호를 받았다. 그의 출세가도가 단순히 김 위원장의 매제라는 후광 때문만은 아닌 셈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그래도 장성택밖에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장성택은 당 조직지도부의 이제강, 이용철 제1부부장보다는 나이가 어리지만 조직지도부에선 김정일의 대리인으로 조직을 장악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견제를 받아온 것은 그의 형제들이 군부에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정용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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