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만 화려 금품·주식로비 등 알맹이는 못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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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지 金 살해 혐의로 구속된 패스21 대주주 윤태식(尹泰植)씨의 주식 로비 사건의 핵심 연루자인 서울경제신문 김영렬(金永烈)전 사장과 김현규(金鉉圭)전 의원이 1일 구속됨으로써 40여일간의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됐다.
4대 게이트 중 가장 많은 관련자가 구속됐지만 청와대 수석과 전·현직 의원, 장관 등 로비 대상이 됐던 '거물'들이 금품·주식 로비를 받은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尹씨를 관리해온 국정원의 비호설은 관련자의 도피로 초반부터 벽에 부닥쳤다.
◇사법처리 20여명=구속자는 정치인 1명, 공무원 9명, 기자·PD 등 언론인 5명, 금융인 4명 등 19명이다.
검찰은 또 尹씨의 주식 로비를 받았지만 대가성이 적은 언론인·공무원 5~6명을 곧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법처리를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날 구속된 金전사장은 주식처분 과정에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1억9천여만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하고, 패스21에 10억원을 투자하려는 S증권에 자신의 주식 5천주를 3억원에 사도록 요구해 S증권이 투자를 포기하는 바람에 회사측에 10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다.
金전의원은 2000년 4·13 총선 직전 尹씨에게 1억원을 받고, 98년 9월 패스21 설립과 증자 과정에서 자본금 30억원을 가장 납입한 혐의를 받고있다.
◇주요 관련자=박준영 전 국정홍보처장은 청와대 공보수석 시절 尹씨가 정부 부처 세곳에서 기술 시연회를 열 수 있도록 주선한 것이 밝혀져 사임했으나 금품을 받은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尹씨에게 해외여행 경비를 받은 이상희 한나라당 의원과 주식 저가 매입 요구 의혹이 있는 남궁석 민주당 의원의 사법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두 의원 모두 성실한 의정 활동으로 평판이 좋은 데다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기소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검찰은 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규성 전 재경부장관,전 부패방지위원장 내정자인 김성남 변호사 등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金변호사의 경우 아파트 구입 자금 1억원을 尹씨로부터 빌려 갚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두 사람간의 계약 문제여서 내사 종결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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