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전·현직 직원 400여명 경영진 상대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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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연합]파산한 미국의 에너지 중개업체 엔론의 전.현직 직원 4백여명이 28일 회사 경영진과 회계 감리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종업원들은 텍사스주 휴스턴 연방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회사의 불안정한 재정상태에 관해 아무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엔론 주식에 투자하도록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종업원측 변호인단이 전했다.

최근 사임한 케네스 레이 전 회장과 제프리 스킬링 회장,앤드루 패스토 전 재무책임자 등 회사 경영진과 함께 엔론의 종업원 퇴직연금 수탁기관인 노던 트러스트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이 피고로 지목됐다.

엔론은 2000년 8월만 해도 주당 90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최근에는 45센트로 폭락해 기업연금(401K)을 통해 엔론 주식에 투자했던 종업원들은 평생 모은 재산을 날려야 했다.

레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종업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본인의 최대 과제는 엔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이라며 "이는 상당한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함으로써 종업원들의 오판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변호인단은 경영진이 파산에 앞서 보유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고도 401K의 주식처분은 막은 '도덕적 해이'와 관련,"엔론의 경영진은 충직한 종업원들이 힘들여 모은 퇴직금을 이용한 정교한 야바위 노름으로 자기들 잇속만 챙겼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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