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도 지방선거 후폭풍 … MB 테마주들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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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4대 강 사업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6·2 동시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대승한 영향이다. 그렇잖아도 야당 등의 반대에 비틀거리던 4대 강 사업이다. 그러던 차에 야당이 더 강한 힘을 얻었으니 과연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투자자들마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3일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매수세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31.44포인트(1.9%) 오른 1661.84였고, 코스닥지수도 6.95포인트(1.42%) 올라 495.74가 됐다.

그러나 4대 강 주식은 초약세였다. 이화공영·울트라건설 등 6개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졌다. 4대 강 주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에 이화공영이 최근 이틀 연속 초강세를 보이다 하루아침에 신세가 바뀌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하한가를 기록한 9개 종목 중 6개가 4대 강 관련 종목이었다.

자전거주도 선거 결과의 영향을 받았다. 4대 강을 따라 1728㎞ 자전거 길을 낸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전 거래일보다 6.9%, 계열사인 자전거 판매업체 참좋은레져는 12.9% 주가가 빠졌다. 대신증권 박양주 선임연구원은 “4대 강 사업 백지화를 내건 일부 인사가 자치단체장에 당선돼 관련주는 단기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4대 강 사업을 백지화하기는 힘들 것이어서 앞으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관련주들이 급등락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관련주도 하락폭이 컸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유라테크는 12.2%, 건축용 배관재를 만드는 프럼파스트는 10.4% 떨어졌다. 이들 업체는 세종시 부근에 공장이 있어 세종시에 기업이 많이 들어오면 매출이 늘 것이라는 이유로 한때 주가가 오른 바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재선 덕에 철도주는 오름세였다. 김 지사가 ‘수도권 광역 급행 철도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철도 설비·부품주인 대아티아이·대호에이엘 등은 2~3% 주가가 상승했다. 선거가 끝났으니 정부가 미뤄뒀던 공공요금을 곧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국전력(3.6%)과 한국가스공사(1.3%)도 주가가 올랐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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