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분란만든 '좌충우돌' KB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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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히팅 머신' 이병규(LG)의 연봉조정신청을 둘러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일관성없는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조정신청과 관련, KBO가 한번 통보한 내용을 무책임하게 번복한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KBO가 진정한 조정자 역할을 못하고 구단의 대리인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은 선수들의 권리와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KBO는 25일이 이병규가 본인 요구액을 제시할 수 있는 마감시한이라고 했다가 전날인 24일 돌연 "이병규는 조정신청 마감일이었던 15일까지 본인 요구액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제시액만으로 조정위원회를 열게 된다"라며 이병규가 희망 연봉을 제출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현행 규약상 구단과 선수간 연봉합의가 되지 않아 KBO에 연봉조정을 신청하는 기간은 1월 15일까지며 LG는 이날 이병규를 비롯, 유지현.김재현.최동수.전승남 등 5명에 대해 연봉조정신청을 했다.

이병규를 제외한 4명은 구단 제시액에 맞서 본인 요구액을 표명했으나 이병규는 조정에 필요한 근거자료 제출마감일인 25일까지 요구액을 제시하려 했다가 KBO의 유권해석으로 요구액 제시 기회조차 원천 봉쇄당한 격이 됐다.

야구 규약상 KBO는 오는 30일까지 조정위원회를 열어 구단안과 선수안 가운데 한쪽만을 택하게 돼있으며 역대 연봉조정신청 사례 14건 가운데 단 한번도 선수 요구액이 받아들여진 적은 없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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