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장경기 때 쓰레기… 광주 28t·대전 7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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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해 개장경기를 치른 전국 9개 월드컵 경기장 중 광주가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가 24일 발표한 '월드컵 경기장 쓰레기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 4만5천여명의 관중이 입장,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개장경기를 관전한 광주 경기장에서 총 28t의 쓰레기가 나왔다.

이는 한 사람이 6백22g의 쓰레기를 버린 셈으로 1인당 배출 쓰레기가 가장 적은 대전 경기장(1백71g)의 네배 가까운 수치다.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은 ▶광주▶수원▶서울▶울산▶대구▶전주▶제주▶부산▶대전 순이었다. 인천 경기장은 아직 개장경기가 열리지 않아 제외됐다.

광주를 비롯한 상당수 경기장은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부실한 데다 분리배출에 대한 홍보마저 미흡해 종이.음식물.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마구 뒤섞여 있었다. 울산은 아예 분리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았다.

부산은 아시안게임의 홍보물을 지나치게 많이 배포해 종이쓰레기 비율이 전체 쓰레기의 44.2%를 차지했다. 제주 경기장에선 환경부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무료 배포를 금지키로 한 응원용 막대풍선을 지자체가 나눠주기도 했다.

반면 대전은 전반전 경기가 끝나고 쓰레기 자율 수거시간을 마련하고 쓰레기통마다 자원봉사자를 배치, 쓰레기통이 넘쳐 주변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고 분리수거를 홍보했다.

쓰시협 김미화(金美花.42.여)사무처장은 "자치단체의 노력 여부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말로만 환경 월드컵을 외칠 게 아니라 경기장 쓰레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시협은 지난해 5~12월 개장 경기가 열린 월드컵 경기장에 각각 60여명으로 구성된 감시단을 파견, 경기장과 주변의 쓰레기 발생과 사후처리에 대해 점검해 왔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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