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외국인 3조원 순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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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경우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약 3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6일 내년에 외국인은 3조원, 개인은 2조원 등 5조원의 순매도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홍기석 증권조사팀장은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순매도 경향을 보였다"면서 "2002년 세계 경기 침체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는 5조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2002년 당시와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가치가 크게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매물은 나와도 3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증권은 개인의 보유 주식 비중이 앞으로도 연간 1%정도씩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내년에 2조원 안팎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주식을 사고자 하는 국내 기관투자가의 수요는 국민연금 1조8000억원, 적립식펀드 6400억원, 자사주 매입 6조원 등 8조440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기서 유상증자나 새로 상장되는 기업의 주식 매수에 투입될 5조원을 빼면 3조4400억원의 순매수 여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론적으로 내년에는 국내 기관의 순매수 여력이 증가하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매물을 소화하기 힘겨울 것이란 얘기다.

한편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자금 가운데 해외로 빠져나간 액수가 지난 10월 중 112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하면서 지난 5월 차이나 쇼크 당시의 144억달러에 이어 역대 둘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10월 중 새로 들어온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96억달러에 머물렀다. 환율 급락으로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팔아 달러로 바꿔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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