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시장에 너무 개입땐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 치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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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주택시장에서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둘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죠."

서울 국제 부동산 세미나 참석차 6일 방한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부동산학과 수전 왁터(59.사진)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주장했다.

왁터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 '선진국의 주택정책과 거시경제의 파급 효과'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한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정책들은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이나 거래를 규제할 경우 집값은 잡을 수 있겠지만 주택산업은 물론 연관 업종까지 타격을 받아 내수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왁터 교수는 "정부가 가격을 계속 규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런데도 이런 유혹에 빠질 경우 공급 위축을 불러 시장의 불안만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조절을 위해 주택산업 등 특정 부문을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 "인위적인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신도시 건설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며 "민간과 공공 부문 간의 상호교류를 끊어 서울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차관을 지내기도 한 그는 "최근 미국에서도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가격 안정책은 쓰지 않고 있으며 세제 지원을 통해 자가 주택 보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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