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우리 고장엔 헌혈할 곳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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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며칠전 학교에서 귀가하다가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앰뷸런스가 환자를 싣고 사이렌을 울리며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혈액 재고량 바닥'이라는 최근 언론 보도가 떠올라 사고 피해자가 회복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혈액 공급이 달려 병원에선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한다. 인공장기까지 만들어내는 세상이지만 아직까지 인공혈액은 만들 수 없어 헌혈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혈액이 모자란다는 기사를 읽고 급우들과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헌혈이 건강에 나쁘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또 헌혈할 때 에이즈 감염 등 문제는 없는지,학생들이 해도 되는지,헌혈 후 빈혈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어디서 하는지 등 기초 지식도 전혀 없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헌혈 상식과 네티즌의 헌혈 일기,헌혈로 한 생명을 살린 미담 기사 등 자료를 내보이자 모두 헌혈에 관심을 보였다. 현혈에 동참하겠다는 급우도 37명 가운데 27명이나 됐다.

문제는 내가 사는 충남 공주에는 현혈의 집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헌혈의 집이 있는 서울이나 대도시에 나갈 기회가 있으면 함께 헌혈하자고 약속했다.

난 지금까지 학교에서 헌혈의 중요성이나 헌혈에 대한 지식 등을 한번도 교육받은 적이 없다. 선진국의 경우 어떤지는 몰라도 당국의 헌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어려서부터 헌혈의 중요성을 학교에서 배운다면 '피가 모자란다'는 섬뜩한 보도가 나오지 않을 것 아닌가.

한다혜(본지 학생 명예기자.충남 공주사대부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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