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3인자 미군 공습으로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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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서열 3위이자 이 조직의 아프가니스탄 내 최고사령관인 무스타파 알야지드(55·사진)가 최근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이 1일 전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미군의 무인기 폭격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집트 출생인 알야지드(일명 셰이크 사이드 알마스리)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설립자 중 한 명이다. 재무담당 책임자로 일할 만큼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신뢰가 두터웠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알야지드는 알카에다의 최고운영책임자로 재정·작전·기획 등 조직 전반을 관장하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는 한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알야지드와 그의 아내, 세 딸, 손녀 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카에다 측은 그의 사망 장소와 시간,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미 정부 관계자도 “알야지드가 최근 파키스탄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중대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정보분석단체인 인텔센터의 벤 벤즈케는 “알야지드의 사망은 최근 들어 알카에다에 가장 중대한 타격”이라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AP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리들은 그가 지난달 21일 북와지리스탄에서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야지드는 1955년 12월 이집트 니제르 델타 지역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이끄는 이슬람 원리주의 학생 운동에 참여한 이후 30여 년간 관련 운동에 몸담아왔다.

미 재무부는 2001년 9·11사태 이후 알야지드의 재산을 동결한 바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9·11사태의 비행기 납치범 3명에게 두바이를 경유해 자금을 전달한 당사자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9·11 테러 계획에 반대했던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입장을 지지했다고 미국의 9·11테러 조사위원회 측은 밝혔다.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한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알야지드는 2007년 5월 아프간 내 알카에다 지도자로 다시 나타났다. 이후 알카에다가 배포한 수많은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했다. 지난달 4일에도 그가 성명을 낭독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미 정부 당국자는 알야지드가 알카에다의 서열 3위 인사로 여겨지고 있긴 하지만 FBI가 추적 중인 10대 테러리스트 명단이나 현상금이 붙은 미 국무부의 주요 테러리스트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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