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평화의 축제 ‘한국판 우드스탁’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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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8월 ‘한국판 우드스탁’ 무대에 오르는 도어스의 키보디스트 레이 만자렉(왼쪽)과 기타리스트 로비 크리거.

‘우드스탁(Woodstock)’이란 이름은 ‘저항’이란 말과 문화적 동의어다. 1969년 8월 미국 베델 인근의 한 농장에서 열린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은 록 음악의 저항 정신을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 승화시킨 대규모 축제였다. 45만여 명이 몰려들어 음악과 술에 취한 채 일종의 문화적 해방구를 빚어냈다. 지미 헨드릭스·산타나·그레이트풀 데드·존 바에즈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 축제는 당시 베트남전 등과 맞물려 반전·평화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전설의 록 페스티벌 ‘우드스탁’이 41년 만에 한국에서 재현된다. 8월 6일부터 8일까지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The peace at DMZ with Artie Kornfeld, the father of Woodstock 69(우드스탁의 아버지 아티 콘펠드와 함께하는 비무장 지대의 평화)’라는 제목의 콘서트가 펼쳐진다. 8만명 규모의 메인 스테이지를 비롯해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스테이지 등 모두 4개의 무대가 세워지는 초대형 페스티벌이다.

1일 내한한 아티 콘펠드. 원조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유앤아이컴 제공]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창시자인 아티 콘펠드(68)가 이번 공연의 총괄 지휘를 맡았다. 69년 당시 세 명의 동료들과 함께 우드스탁을 기획한 콘펠드는 미국에서 ‘우드스탁의 아버지’로 불린다. 우드스탁 이후에도 작곡가·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10개의 앨범을 제작했고, 빌리 조엘·닐 영 등 정상급 뮤지션들의 공연을 기획한 베테랑이다.

1일 오후 방한 기자회견을 연 그는 “41년 전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기획했다”며 “DMZ에서 펼쳐지는 한국 공연도 평화의 의미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 지속적인 평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을 계획”이라며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 한국에서 열리는 데 대해 한국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한이 확정된 록밴드 스키드 로우.

콘펠드는 지난달 28일 가수 조용필과도 만났다. 그는 “(조용필은) 훌륭한 프로덕션과 사운드를 갖춘 프로페셔널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조용필의 출연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선 ‘한국판 우드스탁’에 참여할 뮤지션의 1차 라인업이 발표됐다. 도어스의 키보디스트 레이 만자렉과 기타리스트 로비 크리거, 스키드 로우, 샤프리 듀오, 영 블러즈 등 11팀이 확정됐다. 주최 측은 이달 중 2차 라인업 5팀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강현 기자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모습.

◆우드스탁 페스티벌=1969년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음악과 평화’를 모토로 미국 베델에서 열린 대규모 록 페스티벌. 인종차별·베트남전 등에 억눌렸던 당시 미국 젊은이들이 자유와 평화를 부르짖었다. ‘미국을 바꿔놓은 기폭제’ ‘성과 마약의 축제’라는 상반된 평가를 낳았다. 94년과 99년에 각각 25주년, 30주년 기념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뉴욕주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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