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륜 고검장 퇴임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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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沈고검장은 18일 오전 내내 퇴임사를 직접 작성, 퇴임식 직전에야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마음이 무겁다"고 말하면서도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으며 때로 홀가분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오전 내내 전국에서 걸려오는 위로전화를 받으면서 간간이 찾아오는 외부 손님들을 맞았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퇴임식에서 沈고검장은 특히 "최근 '검찰의 잘못으로 정부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다"는 퇴임사 앞부분을 읽을 때 목소리가 격앙됐다.

마치 검찰만이 잘못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에 분노를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후배가 먼저 승진한다고 선배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고 나가는 분위기도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오후 3시 시작된 퇴임식은 내내 엄숙한 분위기 속에 15분 만에 끝났다.

부산고검은 물론 창원.울산지검에서도 후배 검사들이 찾아와 검찰을 떠나는 沈고검장에게 행운의 열쇠.기념패 등 선물을 한아름 전달했다. 퇴임식에 참석한 후배검사들은 멋진 선배검사가 물러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퇴임식 내내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 모두 숙연한 분위기였으나 막상 沈고검장은 검찰청을 나서면서는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여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으면서 차에 올라탄 沈고검장은 꽃다발을 흔들면서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진다는 말이 있듯이 여러분의 마음 속에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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