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차 후지오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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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초 후지오(張富士夫)사장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싸고 좋은 차라도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도쿄(東京)의 외신기자들과 함께한 신년회에서 현대가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승용차를 판매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렇게 말하고 "장기적으론 도요타에도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초 사장은 또 "오는 10월부터는 중국 톈진(天津)에서 직접 신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즘 한국에서 도요타 렉서스가 잘 팔리고 있다는데.

"한국은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지난해 렉서스 판매회사를 세웠으나 판매가 단번에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비즈니스를 통해 이웃인 한국과 친해지자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오래 전부터 라이벌로 생각해왔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유럽.중국.인도.중동 등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차와 안 부딪치는 곳이 없다."

-중국 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10월부터 톈진공장에서 소형 세단 비츠를 기본으로 한 플라츠라는 차를 생산한다. 중국 내수를 겨냥한 모델인데 우선 연간 3만대 정도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시장은 혼다.폴크스바겐.아우디 등 외국 차들이 경쟁하면서 시장 전체를 활성화하고 있다."

-해외 메이커들과는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인가.

"미국 포드와 하이브리드 차나 디젤엔진 등 여러 분야에서 제휴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다. 그러나 자본제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향후 중심 판매전략은.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맞추어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겸용하는 하이브리드 차 생산을 2005년까지 연간 30만대로 늘리겠다. 올해 판매목표도 당초 1만2천대에서 1만7천대로 높이기로 했다. 잠재고객인 16~20세의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신차도 구상 중이다."

-창업자 직계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가 2년 전 임원으로 선임됐다. 장차 오너경영인이 될 것인가.

"본인 하기 나름이다. 사장감으로 인정받으면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못된다. 지금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닛산자동차의 과감한 서구식 구조조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도요타도 요란하지는 않지만 수십년간 꾸준히 개혁을 추진해왔다. 신차 개발기간을 단축하거나 원가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것이 골자였다."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북미시장의 경우 판매대수가 지난해 1천7백20만대에서 1천5백만~1천6백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보는데, 불황기일수록 새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고 본다. 중국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관세가 인하돼 수입이 늘어날 것이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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