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포항 동지중·고 자리 아파트 건립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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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포항시 송도동 동지중 ·고교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립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포항시 ·업체 ·주민 등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환경보전’ ‘개발’ ‘교육’ 등이 맞물리면서 이 문제가 포항지역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경실련 ·포항여성회 ·민주노총포항시협의회 등 포항지역 6개 단체가 최근 발표한 성명서가 발단이 됐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송도백사장의 유실 원인 등을 규명해 환경을 살리기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중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파트 건립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시민 합의에 따라 송도동의 종합적인 개발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송림과 송도해수욕장에 대한 모든 개발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포항시는 이 일대 시유지의 매각대금으로 학교 터를 사들여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개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새 학교를 지어주는 대신 이 터에 아파트를 짓기로 한 ㈜푸른도시종합건설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 업체는 최근 포항시 용흥동에 짓던(현재 공정률 98%) 동지중 ·고교 공사를 중단했다.학교 터에 아파트를 짓지 못하게 한다면 새 학교를 더이상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 학기에 용흥동으로 이주하려던 학교측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포항경실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난 글을 올리는가 하면 송도동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려 아파트 신축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상석 포항시의원은 “우선 동지중 ·고교와 푸른종합건설측이 머리를 맞대 신학기 수업에 지장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송도는 포항에 남아 있는 마지막 쉼터”라고 전제하고 “포항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시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시가 학교 터를 매입하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포항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이 문제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푸른도시종합건설은 동지중 ·고교 터에 24층짜리 아파트 6백48가구를 짓겠다며 최근 포항시건축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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