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타트 마을 어린이들 에버랜드 퍼레이드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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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오른손 흔들고, 왼손 흔들고~."

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공연 연습실. 퍼레이드 경력 10년째인 김선화(28)씨가 다정스럽게 다가서자 굳어 있던 수영이(9.가명)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1동 위스타트 마을 어린이들(앞줄)이 5일 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We Start' 시범마을인 경기도 군포시 산본 1동의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의 꼬마산타가 됐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초청 행사로 벌이며, We Start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에버랜드가 이 마을 초등학생 35명을 퍼레이드의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정말 산타할아버지랑 같이 나가는 거예요?"

빨간 망토에 금빛 모자를 맞춰 입은 어린이들은 난생 처음 해보는 퍼레이드에 설렘과 걱정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아빠.언니와 함께 사는 막내 수진이(7.가명)도 옆에 선 언니와 선생님을 번갈아 보며 동작을 따라하느라 바쁘다. 항상 주눅 든 표정으로 복지사 선생님을 안타깝게 한 수진이지만 오늘은 해맑은 꼬마천사로 변했다.

"두두둥…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흥겨운 캐럴이 울려퍼지면서 퍼레이드 행렬이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넉 대의 퍼레이드 차량에 나눠 타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어린 천사들은 관객들이 환호하자 더욱 신이 났다. 퍼레이드 선두에 선 주연이(9.가명)는 연방 웃는 얼굴로 힘차게 손을 흔든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가족 나들이를 못했던 주연이는 "꼬마 산타로 분장하니 아주 재미있다"며 즐거워 했다.

어린이들을 인솔한 사회복지사 이수진(23)씨는 "가정 형편으로 놀이공원 나들이를 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에게 오늘 행사는 정말 소중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에버랜드 조창행(51)상무는 "내년에도 에버랜드의 문을 활짝 열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insight@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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