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봅시다] 디카 <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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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셔터속도가 얼마면 느리다고 할까요? 움직이는 대상을 고정시켜 촬영하지 못한다면 셔터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용할 셔터속도는 1/30초 이하입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대상을 이 셔터속도로 촬영하면 당연히 고정된 모습으로 찍지 못합니다. 그러나 약간의 기교와 함께 사용하면 색다른 맛을 주는 사진이 됩니다.

일단 셔터 우선 기능으로 촬영합니다. 지난번과는 달리 느린 셔터속도인 1/30초로 맞춥니다. 이제 움직이는 대상을 찾아 보죠. 초보자에게는 움직임이 일정한 대상이 좋습니다. 그네 타는 아이를 대상으로 합니다. 일정하게 왕복운동을 하는군요. 이제 촬영할 때 카메라가 움직이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립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움직이는 그네를 따라 카메라도 움직이면서 셔터를 누릅니다. 역시 초점 맞추기가 쉽지 않으시죠? 그럼 움직이기 전에 셔터버튼을 반만 눌러 초점을 잡으세요. 그런 다음 아이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를 이동시키다가 찰칵하고 촬영하면 됩니다. 그럼 아이는 고정되지만 주변 환경은 흐른 듯한 모습이 됩니다(사진 (上)). 이것이 바로 패닝(panning)이란 촬영기술입니다. 숙달되면 달리는 아이에 도전해 보세요(사진 (下)).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동디카는 조리개 수치가 한정돼 있어 밝은 대낮에 찍게 되면 노출이 과다한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흐린 날이나 저녁 무렵 같이 광량이 모자란 때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예 야간 개장한 놀이공원에서 촬영을 해보세요. 그리고 이때 더 느린 셔터속도와 함께 플래시도 사용해 보세요. 재미있는 모습이 나타날 겁니다.

마지막으로 1/30초 속도로 TV화면을 촬영해 보세요. 스포츠중계와 같이 움직임이 많은 화면보다 먼저 뉴스진행자와 같이 움직임이 적은 대상을 촬영하세요. 그리고 1/15초, 1/60초, 1/125초 등 여러 셔터속도로도 촬영해 보세요. 어느 속도가 가장 잘 나왔나요? 직접 해보세요.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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