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점제 도입 이후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의 탁구 강풍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남녀 탁구가 국제탁구연맹(ITTF)프로 투어를 결산하는 탁구 그랜드 파이널 대회에서 사이좋게 복식 정상에 올랐다.
유지혜-이은실(이상 삼성생명)조는 13일 중국 톈진에서 끝난 대회 여자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를 4-1(14-12, 14-12, 9-11, 11-7, 12-10)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는 양팀 에이스인 유지혜와 김현희보다 보조 공격수인 이은실과 김향미의 대결로 승패가 갈렸다.
준결승에서 가오시아-리지아(중국)조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유-이조는 1세트 북한 김향미의 속공에 밀려 10-10 듀스에 들어갔다. 11-12로 뒤져 자칫 첫 세트를 넘겨줄 상황에서 이은실이 경쾌한 연속 강타로 내리 3점을 따내 승부의 풍향계를 한국팀 쪽으로 돌렸다.
이후 북한조는 김향미의 안정된 리시브와 김현희의 날카로운 드라이브를 묶어 총공세에 나섰으나 유-이조는 이들의 교과서적인 속공 탁구를 노련한 완급.강약 조절로 적절히 끊었다.
4세트 4-9로 뒤진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듀스를 만든 뒤 이은실의 마무리 드라이브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택수(담배인삼공사)-오상은(상무)조도 전날 벌어진 남자 복식 결승에서 쳉육-렁추얀(홍콩)조를 4-1(13-11, 9-11, 11-4, 11-3, 11-9)로 격파, 새해 첫 승전보를 전했다.
왕리친-얀선(중국).창펑룽-창추유안(대만)조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8강에서 이미 떨어져 나갔지만 쳉육-렁추얀은 결코 녹록잖은 상대.
이들은 단식 성적은 보잘 것 없지만 복식에서는 자주 세계적 강호들의 발목을 잡는 다크호스다. 김택수-오상은조도 최근 3년간 이들에게 1승4패로 열세였다.
김-오조는 기존의 '파워 드라이브(김택수)-백핸드 톱스핀(오상은)' 공격 방식 외에 '백핸드 드라이브(오상은)-포핸드 톱스핀(김택수)'의 엇박자 전술을 섞어가며 상대의 리듬을 깨뜨려 낙승을 거뒀다.
한편 남녀 단식 우승은 마린과 왕난(이상 중국)이 차지했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