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장애인화장실 너무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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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일요일 외숙모님과 강화도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외숙모님은 1급 장애인으로 하체를 전혀 못쓰시고, 목발이 없이는 한걸음도 걸을 수가 없다. 이런 외숙모님과 하루 종일 차를 타고 강화도를 구경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장애인에게 무관심하고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형식적인지 절감했다.

장애인 주차장이 곳곳에 있고, 지하철에 장애인용 리프트가 조금 있다고 해도 그들의 외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화장실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생리작용을 해결해줄 장애인용 화장실이 너무나 적어 외숙모님께서는 음식조차 실컷 드시지 못했다. 일반인도 장시간 고속버스로 여행할 때는 음료수를 마시지 않으려고 애써야 하지만 어딜 가나 화장실을 흔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용 화장실은 너무나 찾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강화도역사관 입구에 있는 장애인용 화장실은 개장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화장실 문을 잠가버렸다. 출입구 바깥에 있는데도 가뜩이나 부족한 장애인용 화장실을 24시간 개방하기는커녕 관리의 편리성에 따라 그렇게 일찍 잠가버리는 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명미옥.서울 광진구 구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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