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前고위인사들 윤태식 돈 수수여부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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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수지 金 살해 혐의로 구속된 패스21 대주주 윤태식(尹泰植)씨의 정.관.언론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車東旻)는 10일 박준영(朴晙瑩)전 국정홍보처장이 청와대 공보수석 시절 모 비서관에게서 尹씨를 소개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청와대 만찬에서 처음 尹씨를 알게 돼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알고 보건복지부 등에서의 기술시연회를 주선했다고 한 朴전처장의 설명과 다른 것으로, 朴전처장이 尹씨 로비에 깊이 관여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朴전처장이 尹씨를 소개받은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 공보수석실 전.현직 비서관 두 명을 11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朴전처장 등 청와대 고위 인사들에게 尹씨가 금품을 건넸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尹씨와 청와대 인사간에 주식 또는 금품 거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尹씨의 은행계좌 30여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식 매각 대금 등 사용처가 불분명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尹씨가 최근 장외시장에서 6만원씩에 주식 3만주를 판 돈 18억원과 서울 잠원동의 80평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은 자금 등 30억여원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이와 관련,검찰은 이날 패스21 감사인 김현규(金鉉圭.63)전 의원을 불러 1998년 9월 패스21 설립 당시 보유한 10%의 지분 가운데 8.4%를 장외에서 팔아 마련한 자금의 사용처를 추궁했다.

검찰은 金전의원이 김정길(金正吉)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소개로 尹씨.서울경제신문 김영렬(金永烈)사장과 함께 99년 11월 정보통신부 장관실에서 남궁석(南宮晳)장관을 만나 기술 인증과 회사 방문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검찰은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4월 이후 朴전처장.金사장의 소개로 전자건강보험증 문제로 세차례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金장관은 이에 대해 "한번 만나 보라고 해 패스21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산업은행 朴모 국제협력본부장(이사급)이 초기 패스21과 협력관계에 있던 벤처기업 B사에 대한 지분투자 대가로 5천만원을 받은 부하 직원에게서 1천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강수.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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