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 외무성 간부 비자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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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포럼 참석을 위해 미국 입국을 신청했던 이근 북한 외무성 미주 부국장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일 보도했다.

북.미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부국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전미 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로 열린 북핵 문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로 참석이 무산됐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같은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 이 부국장의 참석을 허용했었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 비자 거부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조셉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 협상 담당 특사가 이 부국장을 대신해 포럼에 참석한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접촉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디트러니 특사는 이 자리에서 6자회담의 조기 재개에 북한 측이 성의있게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 차석대사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한국의 핵물질 실험 문제에 관한 이중 잣대가 6자회담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자가 거부된 이근 부국장은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북한의 미국통으로 1997년 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한 4자회담 때 북측 차석대표로 나왔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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