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아이젠하워 전 미 대통령 손녀 메리 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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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랑했던 나라, 한국에 오게 돼 무척 기쁩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메리 진 아이젠하워(50)국제피플투피플(PTPI) 세계본부 총재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PTPI는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민간 차원의 상호교류를 확대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1956년 창시한 비영리 친선단체다. 아이젠하워 총재는 95년 PTPI에 자원봉사자로 첫발을 디딘 뒤 사무총장을 거쳐 지난해 총재를 맡았다.

지난 1일 밤 도착한 그는 방한 첫 행사로 2일 춘천을 찾아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3대에 걸친 춘천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할아버지도 52년 12월 2일에 춘천을 방문했다고 들었어요. 당시 저의 아버지(존 아이젠하워)가 춘천에서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었기 때문이죠(존 아이젠하워는 한국전이 발발한 직후부터 3년간 춘천 주둔 미군 부대에 배속돼 있었다)."

아이젠하워 가문과의 이 같은 인연을 고려해 PTPI 한국본부도 65년 춘천지부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아이젠하워 총재는 취임 후 'PTPI 우정기금'을 만들어 스리랑카의 저소득층을 위한 학교시설 지원, 인도의 지진 피해자 구제활동, 베트남의 도서관 건립 등에 앞장서 왔다.

"모두가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죠. 할아버지가 당시로선 얼마나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이상을 가진 분이었는지를 PTPI에 몸담은 뒤 새삼 깨닫게 됐어요."

그는 어린 시절엔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을 "재미있게 놀아주던 할아버지"로만 여겼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제게 승마를 가르쳐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6, 7세밖에 안된 저를 말등에 앉히고 '이렇게 저렇게 하거라'고 몇마디 당부하더니 느닷없이 말의 엉덩이를 찰싹 때린 거예요. 다행히 떨어지진 않았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아이젠하워 총재는 3일 저녁 PTPI 한국본부 연례대회에 참석한 뒤 4일 일본으로 떠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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