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보령시 이름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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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95년 시.군 통합 때 시 이름을 잘못 지어 지역발전이 안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 아산시 등에서 시명(市名)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옛 온양시가 지역구인 이기원(李起元.온천1동)시의원은 "시명이 아산시로 바뀐 이후 '온양온천'명성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며 "지역의 기업.관광업소들이 몇년째 생소한 시명을 알리기 위해 엄청난 광고비를 쓰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온양온천을 찾는 관광객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바뀐 시 이름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 시의회 정례회에서 온양시로 환원이 불가능하다면 '온양아산시'로 바꾸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이색 제안도 했다.

옛 아산군 지역의 시의원.주민들 반발을 의식한 절충안이다. 실제로 아산시하면 다른 지역 사람들 중 아직도 온천으로 유명한 옛 온양시보다 아산만 해안지역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6년 전 아산만과 가까운 곳에 온천이 개발되면서 '아산온천'으로 이름을 붙여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아산시 중심가의 경우 도심을 관통하는 장항선 역이름이 온양온천역, 주요 호텔들도 모두 온양이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있다. 온양온천을 알리기에는 아직 아산시란 이름이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길영(李吉永)아산시장도 지난해 12월 초 "여론조사 및 공청회를 거쳐 '온양'이란 이름을 되살리든가 시를 대표할 수 있는 다른 명칭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개명(改名)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이들은 "7년째 사용하면서 정착단계에 이른 시명을 또 바꾸면 혼란만 부추긴다"고 말한다.

보령시에서는 옛 '대천'시명을 살리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시는 99년 7월 시내 중심 5개 동을 '대천 1~5동'으로 이름을 바꾸기까지 했다.

한 시의원은 "아직도 외지인들 중 대천시가 보령시로 바뀐 줄 모르고 시내를 지나쳐 대천해수욕장 이정표를 좇아 가다 되돌아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아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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