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그룹 jtl "H.O.T. 혼을 담았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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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이들은 과연 H.O.T.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해체된 5인조 댄스 그룹 H.O.T.의 전 멤버 이재원.토니 안.장우혁.

지난 여름 그룹 탈퇴와 소속사 이전을 선언해 그들을 아끼던 10대 팬들에게 충격을 줬던 이들이 jtl이라는 이름의 3인조 댄스 그룹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로써 1990년대 후반 이후 10대 팬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던 H.O.T.멤버들은 해체의 충격을 딛고 모두 재기했다. 그동안 계속 떠돌던 재결합설은 이제 색이 바랬다.

◇ 성공적인 그룹 데뷔 = jtl은 세 멤버의 영문 이니셜을 하나씩 따와 만든 이름이다.

H.O.T.멤버 가운데 기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남은 강타와 문희준은 이미 지난해 차례로 솔로 앨범을 내고 성공적으로 독립했다. 과거 H.O.T.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각각 30만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는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jtl 역시 지난해 연말 음반을 발매한지 일주일여만에 50만장이 넘는 앨범이 팔려 일단 음반 판매면에서는 성공했다. 강타.문희준에 이어 이번에도 과거 H.O.T. 팬들의 관심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 본격 보이 밴드 = H.O.T. 팬들을 비롯한 10대 가요팬들은 H.O.T. 해체 이후 jtl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큰 관심을 가져왔다. 뚜껑을 연 결과 이들은 한마디로 '세계 최신 음악 경향에 적극 동조하는 본격 보이 밴드'의 모습을 드러냈다.

강타와 문희준이 리듬앤드블루스(R&B)와 재즈풍의 노래에 도전하는 등 싱어송라이터 혹은 뮤지션으로서 이미지를 강조한 데 비해 이들은 랩과 록이 결합된 최신 음악을 들려주는데 치중했다.

세명의 멤버들은 작사에 주력했으나 부분적으로 작곡에도 참여했다."립 싱크가 아닌 라이브 공연이 가능하도록 연습했다"고 하는데 무대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동지에서 경쟁자로? = jtl은 아직 본격 방송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인데 벌써부터 팀 탈퇴 당시 감정 싸움을 벌였던 과거 소속사 SM측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M 관계자는 지난 3일 "소속사 이전 과정이 석연치 않을 경우 무대에 세우지 않은 게 방송사들의 관행으로 안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jtl 소속사인 예전미디어측은 "SM의 부당한 간섭이나 활동 방해가 있을 경우 묵과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H.O.T.팬들은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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