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말의 해'는 음력 기준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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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도 12지(支)에 근거해 '말의 해'가 왔다고 난리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지금 말띠해에 살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음력 1월 1일이 돼야 비로소 12간지에 해당하는 동물의 해가 시작된다.우리 사회에서 날짜와 띠를 앞당겨 소개하고 운세풀이까지 곁들이는 일은 12지의 발원지라 할 중국에도 존재하지 않는 기이한 '호들갑'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12지 앞에 붙는 10간(干)은 아예 생략한 채 단순히 그 해에 해당하는 동물만을 간단히 언급하며 지나간다.

문화와 풍습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어느 것이 낫다고 속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기(양력)에 근거한 새해를 맞으면서 이치에도 안맞고 원조국에도 없는 복잡한 60간지를 애용하는 것이 과연 첨단 현대문명의 도입.활용 측면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인가.

남재우.서울 동작구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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