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과 원화 값이 외부 악재에 유독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달러화로 환산할 때 19.4% 하락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18.6%)나 포르투갈(17.3%)보다도 부진했다. 달러화 환산 주가지수가 이렇게 부진했던 것은 주가도 많이 내렸지만 원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1.4% 급락한 탓이 크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의 달러화에 대한 절하율은 각각 7.4%, 5.7%에 그쳤다.
삼성증권 박승진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에다 남북한 긴장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북한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면 한국 증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화 약세가 과도한 면이 있다고 분석하고 “남북한 간 정치적 긴장이 조성되면서 원화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것이 한국 경제 전반을 휘젓는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한국 시장이 저평가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팔자’도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외국인은 중장기적으론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에 대한 판단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원화 값이 서서히 안정되면 단기적으로 ‘스마트 머니’의 유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