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씨 상대남 "마약 탄 사실 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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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말 힘들고 괴롭습니다. 제발 이제 끝내 주세요".

24일 오전 10시10분 수원지법 208호 법정.

그동안 히로뽕 투여 혐의를 놓고 검찰과 'IQ논쟁'까지 벌이며 부인하던 인기 탤런트 황수정(31.여.사진)피고인은 두번째 공판에서 혐의는 계속 인정하지 않은 채 자포자기한 듯 "재판을 빨리 끝내달라"며 시종 눈물을 흘렸다. 더구나 함께 구속된 姜모(34.유흥업소 대표)피고인이 "마약류를 탄 사실을 黃피고인에게 알렸느냐"는 검찰의 신문에 "예"라고 대답, 黃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하자 더욱 낙담한 모습이었다.

꽁지머리에 은회색 옷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黃피고인은 자리에 앉자마자 "제 변호사를 해임해 주세요. 나는 이제 공인도 아닌데 왜들 그러는 거예요. 부모님이 무슨 죕니까"라며 고개를 떨궜다.

이에 담당 하명호(河明鎬)판사는 휴정을 선언한 뒤 오전 11시쯤 黃피고인으로부터 자필로 임호영(林鎬英.44)변호사의 해임서를 받아 해임 선언을 했으나 黃피고인의 아버지(57)가 가족자격으로 林변호사를 재선임, 재판이 속행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휴정한 사이 黃피고인 아버지는 "우리 딸이 함께 구속된 姜피고인의 압력과 그 가족 등으로부터의 회유 때문에 무죄를 포기하고 변호사를 바꾸려 한다. 왜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사전에 조율된 쇼를 한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林변호사는 姜피고인에 대한 신문에서 姜피고인이 黃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거나 답변거부를 되풀이하자 "黃피고인을 지금도 사랑하느냐"며 "오늘이 黃피고인의 생일인데 한 말씀 하라"고 말을 건네는 등 '심적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되레 옆에 있던 黃피고인이 "됐어요. 그만하세요. 그게 뭐예요 추하게-"라며 울먹였다.

한편 林변호사가 姜피고인에게 "黃피고인이 무죄를 받으면 姜피고인과 헤어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진술을 번복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방청석에 있던 姜피고인의 어머니가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하느냐"며 고함을 지르다 재판부에 의해 퇴정당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31일 오전 10시로 구형이 예상된다.

수원=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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