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봉사하는 여성 리더 육성에 100만 달러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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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 갈라디너에 참석한 김성주회장(오른쪽)이 아이린 나티비다드 GSW 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성주그룹 제공]

“전세계 여성들이 키워주는 바람에 성주그룹이 20년 만에 이만큼 성장했잖아요. 그 성과의 일부를 미래의 세계적 여성을 키우는 데 기부하는 것은 의무이며 스스로 다짐한 오랜 약속이었답니다.”

미래의 여성 지도자 육성을 위해 100만 달러를 세계여성계에 쾌척한 성주그룹 김성주(54·사진)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 회의에서 특별연설을 하면서 “앞으로 10년간 매년 10만 달러씩 젊은 여성들에게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장에 있던 세계 각국의 여성 기업인·학자·정치인 등 1200여 명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감사를 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 여성계에 기부한 의미는.

“젊어서부터 나중에 내 돈을 벌면 여성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성주그룹과 브랜드 MCM을 성장시켜준 네트워크 역할을 세계여성지도자회의 무대가 제공했다. 세계 여성계는 국적·피부색·문화·언어를 초월해 여성들의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강력한 횡적 네트워크다.”

-앞으로 어떤 지원을 할 계획인가.

“글로벌 젊은 여성 포럼를 추진할 것이다. 페이스북에 여성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도 구상중이다. 올 초 국내에서 성주재단을 출범시켰다. 평소에도 매년 순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50여 개의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해왔다.”

-세계여성지도자회의와의 인연은.

“이 회의는 ‘여성계의 다보스 포럼’으로 평가된다. 98년부터 참석했다. 배울 게 많다. 특히, 다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분야의 여성 권익을 강조했는데.

“여성은 미래를 변화시키는 전초기지다. 아시아 소비시장의 70%를 여성이 결정한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발달한 시대에 여성은 지식노동자로서 콘텐트 공급자 역할을 남성보다 잘 할 수 있다. 여성이 경제의 주체가 되고 있고, 될 수밖에 없는 추세다.”

-바람직한 여성 지도자의 모습은.

“단순히 여권 신장을 넘어 여성의 장점을 살리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기존의 리더십이 가부장적이었다면 이제는 여성들이 모성애로 끌어안고 봉사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워킹맘의 롤모델을 자처해 왔는데.

“학교든 직장이든 똑똑한 남성을 밀어내고 진입한 여성들이 중도에 포기해 지식을 사장시키지 말아야 한다. 여성은 지식뿐 아니라 강인함으로도 무장해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생존력을 갖추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워킹맘에게서 똑똑한 아이가 나올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했는데.

“우리 회사는 비자금이 없다. 투명 경영은 요령이 없어 보이고 바보 같아 보이지만 길게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얻는 길이다. 젊은 세대에게 부패를 물려줘서는 안 된다.”

-최고경영자로서 비전은.

“올해 2800억원 매출이 목표다. ‘3·5·7 비전’을 추진중이다. 3년 안에 MCM을 중국 소비자가 가장 열광하는 최고 브랜드로 만들고, 5년 안에 글로벌 시장을 정복하며, 7년 안에 글로벌 최대 브랜드 한 개를 인수하는 게 목표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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