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또 테러 나나" 불안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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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테러 경보 체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연말연시를 맞아 제2의 테러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기 폭파 테러 미수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정부가 9.11 테러 이후 공항.백화점 등에 대한 보안조치 강화에 나섰는데도 이같은 일이 터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추가 테러 전조인가=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11일 항공사들에 연말 연휴 기간 중 미국.유럽에서 항공기 납치 테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납치범들이 신발에 무기를 숨길 가능성을 미리 경고했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AA 63편에서 폭탄을 터뜨리려 한 승객도 신발 뒤축에 C4 폭약을 감춘 것으로 드러나 미국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AA 승객이 신발에 숨긴 C4 폭약은 수십g만 폭발시켜도 항공기의 동체벽을 뚫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졌으며, 테러범들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알 카에다 테러 선단 추적=현재 추가 테러를 기획할 가능성이 가장 큰 테러 조직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다.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지만 알 카에다 핵심 간부들은 무사히 탈출.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보복 테러를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 신문 선데이 타임스와 옵서버는 23일 알 카에다와 관련한 20척의 테러 선단이 미.영 정보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러 선단들은 성탄절에 서방국가에서 폭탄 테러를 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1일 영.프랑스해협 공해상을 항해하던 세인트 빈센트 선적의 화물선 한척이 알 카에다의 테러 선단과 관련됐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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