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인구통계] 인구44% 타향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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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다른 시.도로 통근하는 인구가 계속 늘면서 교통혼잡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12월 1일 기준 인구이동)에 따르면 다른 시.도로 통근.통학한 인구는 2백50만명으로 전체의 10.6%를 차지했다. 1995년(9.4%)보다 비중이 커졌다.

특히 서울은 인천.경기 등에서 하루 평균 1백9만명이 들어오고 59만명이 인접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서울시의 경우 낮에는 상주(常住)인구보다 50만명이 더 많이 들어와 일을 보는 셈이다. 서울시 중에서도 특히 강남구로 유입되는 통근.통학인구가 하루 45만6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 도시지역 절반이 타향살이=전체 인구의 44.4%인 2천13만8천명이 출생지가 아닌 타향에 살고 있다.

특히 부산(50.8%)을 제외한 7대 도시의 경우 그 지역 출신 인구가 절반에 못미쳤다.

출생지 거주 비율은 20~40대 연령층에서 낮아지다가 50대(43.5%)부터 다시 높아졌다. 40대까진 학업과 직장 때문에 고향을 떠나 살다가 50세 이후 고향에 돌아가 정착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노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이같은 '고향 U턴'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 서울 통근.통학시간 길어져=지난해 전국 평균 통근.통학시간은 32분으로 95년과 같았다. 그러나 서울.인천.부산의 경우 5년 전보다 모두 2분씩 늘어난 40분, 39분, 36분을 기록했다.

특히 교통혼잡이 심하고 주변 위성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서울의 경우 통근.통학시간이 한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95년 14.8%에서 지난해 23.4%로 높아졌다.

◇ 승용차 이용률 더 높아져=지난해 전국 7대 도시의 전철.지하철 이용률은 10.7%로 5년 전(7.7%)보다 높아졌다. 서울의 경우 버스에서 갈아타는 사람까지 합치면 28%로 버스(24.8%)이용률을 웃돌았다.

그러나 대도시의 승용차 이용 비중은 95년보다 더 커져 교통난을 부채질했다. 특히 지하철이 없는 대전(38.1%).울산(33.6%)은 물론 지하철 8호선까지 개통된 서울도 승용차 이용률이 19.2%에서 20%로 높아졌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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