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강릉 일우회 배윤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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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자장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배달원을 시작으로 주방장을 거쳐 중국집 주인이 된 배윤주(50 ·강릉시 입암동 보영반점)씨.裵씨는 비슷한 인생 행로를 거친 동료들로 구성된 일우회 회장으로 15년째 보육원 등을 찾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裵씨가 중국집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68년.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裵씨는 배달원 생활을 시작했다.철가방을 들고 다닌지 2년여만에 어깨 너머로 주방일을 배웠다.

주방 보조에서 주방장으로 승격한 그는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의 친목 모임인 정우회에 가입했다.85년에는 모임을 확대,일우회로 이름을 바꿨다.모임의 형태도 단순 친목에서 봉사 모임으로 바꿨다.

20여명의 회원 가운데 한두명만이 작은 중국집을 운영했을 뿐 나머지 회원들은 주방장 등 종업원이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려웠던 처지를 잊지않기 위해 남을 위해 봉사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때부터 일우회 회원들은 보육원 등 매년 두차례씩 정기적으로 시설을 방문,자장면과 탕수육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대접했다.이외에도 불우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도 수시로 찾았다.

裵씨는 지난 86년 독립,작은 중국집을 경영하고 있다.99년부터 3년째 일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裵씨는 19일 춘천에서 열린 제1회 강원도 사회복지 자원봉사대축제에서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회원들이 받을 상을 대신 받았다는 배씨는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뜻으로 알고 회원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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