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아시아나 주식 우선매수청구권 박삼구 명예회장에게 주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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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박삼구 명예회장(박인천 금호 창업주의 3남)에게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가장 먼저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원한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24일 “박찬구 회장(창업주의 4남)이 금호석유화학 주식과 경영권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경영권만 갖고 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회사가 정상화되면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박 명예회장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나항공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박 명예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되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장래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은 지난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면서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과 고 박정구 전 회장(창업주의 2남)의 아들인 박철완씨 측이 경영하도록 하고 아시아나항공 등 나머지 계열사의 처분은 채권단이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했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3.5%)인 금호산업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조치에 따라 은행들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주식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이들의 합의를 얻어야 한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우선매수청구권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는 채권단과 옛 대우건설 FI인데 어떻게 산업은행이 옛 대주주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원배·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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