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면 웅진식품 대표 “독자 음료 브랜드 들고 글로벌 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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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자연은 같은 독자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훌륭한 자산입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1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15% 늘어난 것. 음료 기업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과 흑자를 내고 있다. 웅진식품 유재면(51·사진)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독자 브랜드를 들고 해외로 나가고, 제품군도 크게 늘려 2015년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겠다”고 말했다.

야채주스 국내 점유율 1위 ‘자연은’ 브랜드의 알로에주스는 지난해 중국에 1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유 대표는 “올해 중국에서 매출이 두 배로 늘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트남에도 올 상반기 안에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공격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동서포스트와 농심켈로그 등 두 회사가 오랫동안 독점하고 있던 시리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웅진식품은 ‘우리땅이 키운…’ 시리즈 2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중 어린이 전용 시리얼 2종을 추가로 내놓는다. 유 대표는 “강자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은 처음에 자리 잡기 어렵지만 돈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꼴등은 내 맘대로 고정관념을 바꾸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지만 기존 업체들은 그렇게 못한다”고도 했다. 이어 “시리얼 출시는 ‘아침햇살’을 음료만이 아닌 곡물 종합식품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첫 단계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음료 시장에 쓴소리를 했다. “독특한 개념의 신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와 로열티 받고 파는 데 안주했다”는 것이다. 원료 차별화로 독자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인기 제품을 따라 하는 미투(Me too) 제품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웅진미디어와 웅진재팬 대표를 거쳐 2005년 웅진식품 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처음 와보니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등 두어 개 제품에만 기대고, 고객 관리가 안 돼 히트 거품이 꺼진 후 후유증이 심했다”고 회고했다. 취임 후 3년은 유통채널을 개편하는 등 조직을 안정화했고, 2년은 독자 기술과 원료를 확보하는 데 매달렸다고 한다. 유 대표는 “이제 체질은 갖춰졌으니 치고 나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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