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훈현·이창호 MVP '사제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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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21일 한국기원에서 2001년 바둑문화상 수상자들이 결정된다.

그러나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최우수기사(MVP)와 최우수 신예기사는 물론이고 최다승이나 승률 등 기록부문마저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합해 수상자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기록부문은 부득이 수상자 선정을 내년으로 미뤄야 할 상황인 것이다.

▶최우수기사(MVP)=이창호9단 VS 조훈현9단

프로는 상금으로 말한다. 따라서 올해 한국 바둑 사상 처음으로 상금 10억원을 넘긴 이창호9단이 가장 유력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48세의 나이에도 불꽃 투혼을 보이며 삼성화재배.후지쓰배.TV바둑 아시아대회 등 3개 국제대회를 휩쓴 조훈현9단(획득상금 5억8천만원)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최우수 신예기사=조한승5단 VS 박영훈2단

신인상의 향방은 안개속이다. 올해 신인대회는 조한승5단(신인왕전).강지성4단(신예10걸전).이세돌3단(신예연승최강전) 등 세 기사가 나눠가졌다.

이 중 조한승5단은 연도 '최다승'을 달리고 있어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혔으나 막판에 복병 박영훈2단이 정규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고개를 불쑥 내밀었다. 16세의 박2단은 지난 11일 윤성현7단을 3대1로 꺾고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컵을 획득한 것이다.

▶최다승=조한승5단 VS 유창혁9단

신인상 부문에서 복병을 만난 조한승5단은 최다승 부문에서도 유창혁9단이란 강적의 도전을 받아 1위 자리가 위험해지고 있다. 11월말까지 55승21패이던 조5단은 이후 1패만을 추가해 55승22패.

그런데 11월 말에 47승20패로 다승 4위에 그쳤던 유창혁9단이 12월 들어 무려 7승을 몰아치며 54승22패로 성큼 솟구쳐 올라왔다.

1승 차이가 된 두 기사의 승부는 앞으로 남은 대국에서 결정될 터인데 조5단은 KBS바둑왕전 예선과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과의 국수전 두판을, 유9단은 KBS바둑왕전 예선과 윤기현9단과의 맥심커피배 결승전 두판을 남겨놓고 있다.현재의 상승세를 감안할 때 유9단의 막판 역전승도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최고승률=최규병.이창호.윤성현의 3파전

지난달 윤성현7단이 줄곧 1위를 달려온 최규병9단을 살짝 앞서더니 이달 들어 다시 처졌다. 대신 이창호9단이 2연승하며 선두 대열에 가세해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선두 최규병9단은 32승10패로 승률 76.19%.2위 이창호9단은 46승15패로 승률 75.41%.3위 윤7단은 75%(39승13패).1% 언저리에서 3명이 경합하고 있어 단 1승으로도 순위가 바뀌게 된다. 각 1판씩 남은 대국에서 순위가 결정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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