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중앙 시조 대상] 신인상 하순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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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삶에서 좌절할 때 일으켜 세워주는 치유책이 글쓰기였어요. 그렇게 글을 쓰다보면 저 자신뿐만 아니라 누군가 아픈 마음일 때 그 마음에 가 닿아 살며시 쓰다듬어주고 절망에 허덕일 때 힘이 되어줄 수 있게 돼죠."

신인상을 수상한 하순희(48)씨는 마산 해운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교사생활 25년째로 199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신인상 수상 자격조건은 등단 5년에서 10년 사이기에 등단 10년째인 하씨로서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다.

"솔직히 너무 기쁩니다. 다른 상을 받을 기회야 또 있겠지만 신인상은 어디 그렇겠습니까. 앞으로 더 정진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결혼한지 15년이 지난 후에 시조시인의 길에 나선 하씨는 남편 자랑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이런 좋은 일이 있기까지 남편 외조 덕이 90% 이상 차지하죠.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가 마음 고생않고 일로매진하려면 좋은 남편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실제로도 하씨의 남편은 매월 본지에 연재되는 시조 지상(紙上) 백일장 지면은 물론 어디서든 좋은 시조를 발견하면 바로 오려서 부인 하씨에게 전해주곤 한단다.

마산의 시조시인들과 교류를 하며 시심을 북돋고 있는 하씨는 "앞으로 삶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을 주는 시들과 소시민들의 잔잔한 삶에 관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시를 써 볼 계획"이라며 "초등학교 교사인만큼 아이들을 위한 동시집은 언젠가 꼭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98년 시조 시집 '별을 기다리며'를 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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