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중앙 시조 대상] 대상 어떻게 뽑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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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앙일보사가 제정하여 애정과 심혈을 기울인 중앙시조대상은 올해로 스무해를 맞는다. 2001년도 시조단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상은 시조단 최고의 권위와 영예를 지닌다.

올해는 이지엽, 이승은 두 선고및 예심 위원에 의하여 대상후보 15명, 신인상 후보13명이 본심에 올라왔다.

이들 후보작을 탐독하고 숙독한 뒤 각기 3명씩의 후보를 기명하여 합산했다. 하여 대상후보 2명, 신인상후보 3명으로 압축 할 수 있었다. 이후 각자의 작품을 놓고, 열띤 토의와 개진을 치른 끝에 대상엔 민병도 시인의 '가을 삽화', 신인상엔 하순희 시인의 '비, 우체국'을 영예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대상은 원숙미와 작품성, 신인상은 새 기운과 시도에 주안을 두었다.

올해는 보다 많은 시인의 작품을 선고해 줌으로써 심사위원의 수용의 폭을 더욱 넓혔다. 대상 후보작은 연조가 높은 중견과 중진의 작품이 돋보였고, 신인상 후보의 경우, 평소 부상하지 않은 신인들의 기량이 만만치 않음을 보인 것이 큰 성과라 하겠다.

대상 수상자의 작품들은 최근들어 양과 질에서 타의 추월을 불허했다.

수상작 '가을 삽화'에서는 원숙미의 빼어난 시세계와 화필의 세계를 접목하는 정신적 깊이와 엮어내는 솜씨가 탁월했다. '날마다 갈대를 꺾어 내 허물을 덮어주는 이' '기러기 울음소리 떨다 가는 붓끝따라' 등 그만이 개간한 가을이 비늘빛으로 빛나 신뢰감을 주었다.

신인상의 경우 하순희, 정휘립 시인이 끝까지 우열을 겨루었다. 하순희 시인은 순수성이 주조를 이루면서도 수상작 '비, 우체국'에서 서민의식의 안목을 비오는 우체국에서 발굴했다.

'꼬깃꼬깃 접혀진 세종대왕 얼굴 위로/검게 젖은 빗물이 고랑이 되어 흐른다'등 현실감각과 영상미가 투박한 생동감을 주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신선한 충격'이다.

<본심위원:김제현.이상범.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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