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란'예수 빨갱이'칼럼 논란 정치권 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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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를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로 비유한 김정란 교수(상지대)의 칼럼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대됐다. 30일 열린 한나라당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김교수의 글을 두고 "종교영역까지 침탈에 나서고 있는 망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부총장은 이 날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은 종교얘기를 하겠다"면서 "이른바 친노진영의 대표논객인 김정란 교수의 논지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진 발언요지는 이렇다. "예수님은 로마의 보안법에 희생된 빨갱이로, 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유대인으로 비유한 것은 너무 심각한 해악의 여지를 안고 있다. 70,80년대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이 유행했던 시절에도 예수님을 빨갱이라고 한 적은 없다. 예수님이 세속의 율법에 저항하다 처형된 사상범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다. 한국 기독교를 훼손하려는 것이다. 계층과 세대를 가르다가 이제는 종교 영역까지 침탈에 나서고 있다. 이런 망동은 용서할 수도 없고, 방치해서도 안된다. 4대악법을 저지하러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간접 지원에 나섰다. 김총장은 김교수의 글에 대해 한 네티즌이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유다"라는 촌평이 붙은 것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김정란 교수는 최근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여론을 비난하면서 예수는 "당대의 국가보안법 위반자였다"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극우기독인에게 고함-"예수도 '국가보안법'희생자"'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김교수는 "예수는 기존의 질서에 전격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불온하기 짝이 없는 반항자"라며 " 비유적으로 말하면, 바로 당신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빨갱이"였다"라고 썼다. 김교수는 "예수는 국가보안법 때문에 희생되었다"면서 "그는 종교적 의미에서는 당대의 지배계급이었던 유태의 사제들이 설정해놓은 율법의, 그리고 정치적 의미에서는 로마의 위정자들이 지정해놓은 법의 울타리를 파괴한 자였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잡혀 죽었다"라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센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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