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현지 입맛 그대로… 도심서 이색음식 즐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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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를 이고 있는 나라 네팔. 산악인이라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일반인들에겐 아직 친숙하지 않은 땅이다. 티베트와 인도 사이에 끼인 해삼 모양의 네팔에 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그곳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네팔 음식 전문식당들이다.

네팔인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정통 음식과 실내에 장식된 각종 민속품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나마스테(안녕하세요)."

청계천로 한켠의 건물 2층에 들어서면 네팔인 지배인이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반긴다. 손님 대부분이 네팔이나 인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이고 한국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이곳은 '나마스테'(사진(위쪽).02-2232-2286). 네팔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는 정영권씨가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정씨는 "서울시내 네팔.인도 전문식당은 값이 너무 비싼 데다 본국 고유의 맛을 살리지 못했다"며 "네팔인 보따리상이나 노동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현지인이 즐겨 먹는 밀가루 반죽의 전병과 달(녹두죽).채소가 함께 나오는 '탈리세트'가 9천원, 우유 요구르트와 과일을 섞어 만든 음료 '라시' 3천원, 밀전병 '프라타' 1천5백원 등 가격도 저렴하다. 모두 네팔 궁중 요리사로 활약했던 10년 경력의 디프 바하둘 마지(31)가 만든다.

지난해 네팔에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김민성(27.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수도인 카트만두 거리에서 사먹은 음식과 맛이 똑같다"고 말했다 .

경희대 앞에 위치한 또하나의 네팔 전문 레스토랑인 '카트만두(사진(아래쪽).02-776-0677)'는 인근에 한국외국어대.고려대.서울시립대 등이 있어 특이한 것을 좋아하거나 네팔.인도에 관심이 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다.

몽골리안이 즐겨 먹던 만두 '모모'(4천원), 수제비인 '샥바'(5천원), 칼국수인 '뚝바'(5천원)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많다. 녹차에 우유를 탄 네팔 전통차 '지아차'는 한번 마셔본 사람이면 십중팔구 그맛에 반해버린다고 한다.

'나마스테'와 '카트만두'에서는 네팔에 여행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항공편.숙소.여행 코스 등을 상세히 상담해 준다.

투박하지만 현지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런 곳들 외에 젊고 세련된 분위기의 식당도 여럿 있다. 이태원의 '아쇼카'(02-792-0117)나 '타지마할'(749-0316), 압구정동의 '강가'(3444-3610), 아트선재센터 내 '달'(736-4627)이 인도.네팔 등 아시아 북부 요리를 선보인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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