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이사(왼쪽에서 둘째)가 인턴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실무 위주의 내실있는 이 회사 인턴 교육은 인턴 수료생들의 높은 취업률로 이어지고 있다. [김도훈 인턴기자]
‘1. 8시50분까지 출근, 9시 업무 시작. 2. 사적인 용도로 인터넷 사이트 검색하거나 메신저 프로그램 사용 금지. 3. 쉬는 시간 엄수. 4. 잡담 금지. 5. 평가 기준(업무 70%, 1~4번 항목 준수 여부 30%)’.
인턴 한 명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사무실 앞에 앉아 있던 직원이 인턴에게 다가가 속삭이듯 설명해 준다. 직원은 “‘선도’와 ‘선물’의 차이가 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답해 줬다”고 말했다.
임직원이 5명뿐인 작은 기업에서 인턴을 한 이들이 대기업에 척척 입사해 화제다. 기업 재무구조 분석을 통해 가치·리스크를 평가해 주는 리스크컨설팅코리아라는 회사다. 이 회사에서는 2006년부터 매년 30~40명의 인턴을 뽑는다. 현재까지 137명이 인턴을 마쳤다. 이 중 절반쯤인 69명이 현재까지 삼성전자·미래에셋증권·외환은행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및 금융사에 취업했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난에 이만한 성과를 거둔 비결은 ‘실무 집중 교육’이다. 회계학 관련 수업을 들은 대학생을 뽑아 석 달 동안 기업 재무 분석자료를 입력하고 이를 분석하는 일을 시킨다. 매년 상반기 한두 달에 걸쳐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정리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인턴의 손길은 요긴하다. 이 회사 이정조 사장은 “경영학·회계학을 전공했다는 학생들이 기업 재무제표도 제대로 볼 줄 모르더라”며 “인턴으로 들어오면 10일 동안 기업재무분석 전문가에게 교육시킨 뒤 곧바로 실무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대우는 확실하다. 월 100만원의 급여에 근무시간을 넘길 경우 초과 근무 수당까지 챙겨 준다. 이 사장은 “주기적으로 성과를 평가해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은 퇴사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직접 수시로 3~4시간씩 강의도 한다.
인턴 유지은(23·여·성균관대 경영학과)씨는 “작은 기업이라 스스럼없이 모르는 것을 묻고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름만 좇아 대기업 인턴에 지원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며 “내실 있는 인턴 교육은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