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추워지나" 스키장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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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강원도내 주요 스키장이 계속된 이상 고온으로 눈을 만들지 못해 개장을 연기하는 등 울상이다. 또 개장한 일부 스키장도 1개 슬로프만으로 겨우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개장 예정이었던 고성 알프스리조트는 개장을 무기 연기했다. 1개의 슬로프에 인공눈을 만들었으나 영상의 날씨로 슬로프 중간 2군데가 녹았기 때문이다. 개장에 맞춰 이날 알프스 스키장을 찾았던 스키어들이 갑자기 무기연기된 소식에 그냥 돌아가면서 항의했다. 스키장측은 "부득이하게 개장을 하지 못하고 연기하게 됐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었다.

횡성의 현대성우리조트와 홍천 대명비발디파크도 지난 26일 계획했던 개장을 연기했다.고온과 높은 습도로 눈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스키장은 당분간 별다른 추위가 없을 것이란 기상예보에 따라 개장 일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3일 개장할 계획이었던 춘천 강촌리조트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문을 연 평창 용평리조트와 보광휘닉스파크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각각 31개와 41개의 슬로프가 있지만 눈을 만들지 못해 핑크와 펭귄 등 1개 슬로프만 열어 놓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열어놓은 슬로프는 하나뿐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잡했다"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

이같이 스키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온이 높은데다 습도도 높기 때문. 성우리조트 스포츠영업부 최철근 과장은 "기온은 영하 3도 이하, 습도는 50% 이하는 돼야 눈을 만들 수 있지만 영상의 고온에 습도가 90%가 넘는 날이 많아 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다 새벽에 잠시 눈을 만들어도 낮에 녹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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