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아파트 전세대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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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주지역에 때 아닌 아파트 전세대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지역은 세입자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전세금이 분양가를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9일 전주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신동.중화산동 등 신흥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공급 물량을 크게 앞지면서도 품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서신동의 경우 중개업소마다 전세 희망자가 5~10명씩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로 나오는 아파트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전세값은 24평형 7000만~7500만원, 32평 1억~1억2000만원으로 봄철보다 500만~1000만원이 올랐다.

일부 아파트 주인은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다급한 상황을 악용, 그동안 전세를 놓던 아파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월세는 월 이자를 1%씩 계산해 전세가 7000만원인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40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씩을 받고 있다.

전북도청.지방경찰청 등 공공기관이 입주할 서부신가지 주변 중화산동 역시 전세를 찾는 사람이 많아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이 지역은 33평형의 전세가는 1억2000만~1억3000만원으로 분양가(1억580만원)을 웃돌고 있다. 39평 역시 1억8000만원대로 분양가(1억3100만원)보다 5000만원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현대.주공.호반 등 5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는 평화2동은 중개업소마다 하루 평균 4~5명씩 전세를 문의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로 나오는 물량이 없어 중개를 못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24평형(4000만~4500만원).30평형(6000만~6500만원) 등은 전세값이 매매가의 70~80%까지 올랐다.

이같은 전세난은 현재의 아파트 시세가 비싸다고 생각한 실수요자들이 매입보다는 전세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후동.금암동 주공아파트 등의 재건축에 따른 3000~4000가구의 일시적 전세 수요도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Y부동산 김근자 사장은 "도심권에서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그러나 주공 아파트 재건축이 끝나고 호성동 진흥 더블파크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의 입주가 시작되는 1~2년 뒤에는 오히려 공급이 넘쳐 '역(逆)전세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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