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기자간담회] 경제·남북문제 외엔 언급 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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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햇볕정책은 지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金대통령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말 개각 구상이나 영수회담, 예산안 처리 등 국내정치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문제는 국내에 가서 이야기하자"며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헝가리 신문과의 회견에서 남북관계의 큰 흐름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는데.

"교류협력하고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데 북한도 이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50여년간 대립과 불신이 거듭됐고, 북.미관계가 어렵다. 꾸준히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한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고, 무리하면 안된다. 되는 만큼만 하되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주가가 700포인트를 넘어섰다.한국경제의 전망은.

"미국시장도 바라봐야 하지만 다른 곳도 생각해야 한다.내수를 진작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소비심리가 살아나야 한다. 가난한 사람도 소득이 있는 게 부자들에게 유리하다. 세계적으로도 못사는 큰 나라의 소비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이 큰 소리를 치는 것은 13억명의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다. 빈곤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영수회담은 언제쯤 하나.

"국내 문제는 국내에 가서 얘기하자."

-새해 예산안이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했는데.

"국내에 가서 얘기하자."

-남북관계 개선에 미국 변수가 너무 큰 것 아닌가.

"우리 문제는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우리도 그만한 능력이 있다. 미국도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도움이 된다."

부다페스트=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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