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비즈니스식당서 퓨전바까지 "강북에 이런 명소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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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강북에서 외국인을 접대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어지럽게 자리잡은 식당엔 가기가 그렇고, 호텔 식당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죠." 서울 무교동의 한 증권사에 다니는 김인철(35)씨는 외국인 손님이 올 때마다 접대할 곳을 찾느라 골치가 아프다.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이 많은 강남과 달리 강북에는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강북의 중심지인 시청 인근 서울 파이낸스 센터 빌딩에 고급 식당이 줄줄이 문을 열면서 金씨의 고민은 사라졌다. 金씨는 "외국인도 놀랄 정도로 인테리어와 음식이 훌륭하다"며 "직장 동료와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파이낸스 센터 빌딩 지하몰이 이국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인근 직장인과 외국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 1,2층 지하몰은 인테리어 소재부터 독특하다. 통로와 벽은 고급 나무 소재로 만들어 고상함을 더했다. 일부 가게는 회색 벽돌로 마감해 마치 와인 창고나 화가의 방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현재 이 건물에는 메릴린치 증권.스탠더드차터드 은행.맥킨지 딜로이트 컨설팅 등 내로라 하는 외국계 은행과 컨설팅 회사가 속속 입주했다.

#품격있는 비즈니스 전문 식당가

지하 2층에는 고급 인테리어로 치장한 식당 다섯곳이 있다. 워커힐호텔과 SK가 합작해 만든 이 식당들은 각각 6~25인용 룸을 마련해 연말 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 예약을 받고 있다.

중식당 '싱카이'는 탁자와 의자.장지문 등을 모두 중국에서 들여와 1930년대 상하이(上海)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표현했다. 이탈리안 식당 '메잘루나'는 '오픈 키친'시스템을 도입, 주방장이 가마에서 피자나 파스타 굽는 것을 직접 구경할 수 있다. 일식당 '이끼이끼'는 평상 밑에 냇물이 흐르는 공간을 연출해 마치 일본식 정원에 와있는 듯하다. 싱카이 정채흠 매니저는 "한번 온 손님은 분위기와 맛이 맘에 들어 또다시 찾는다"고 귀띔했다. 연말 모임은 현재 30% 정도 예약이 차 있다.

#젊은층을 위한 퓨전 마당

지하 1층은 인근 20~30대 젊은 직장인을 위한 인도식.프랑스식.베트남식 퓨전 음식들로 가득하다. 지하 2층의 식당이 좀 비싼 반면 이곳은 5천~1만원대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 베트남 국수가 일품인 '미세스마이',철판에 패티를 직접 구워주는 햄버거집 '치폴라'등이 젊은층의 입맛을 돋운다.

#퇴근 후 운치있는 술 한잔

지하몰에는 각각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바가 세곳 있다.'뭄바'는 흑색과 자주색으로 공간 연출을 해 고혹적이고 멋스럽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벅 멀리건스'나 '저그저그 퓨전바'가 좋다. 멀리건스에서는 저녁 시간에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된 댄스팀이 공연한다.

지하몰에는 식음료 레스토랑 외에도 미용실.사진관.안경점.편의점 등이 들어서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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