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을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침몰 원인을 발표한다.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합조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지난 3월 26일 이후 가능한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천안함이 침몰한 원인을 조사해왔다. 합조단은 ▶사진·영상·통신·사이버 분석 등 과학수사팀 ▶시뮬레이션과 손상 과정 등 선체구조 및 관리팀 ▶폭발 유형 분석팀 ▶해저 장애물과 유형별 적 도발 가능성을 판단하는 정보·작전분석팀 등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과학수사=침몰 원인 분석에 가장 중요한 분야다. 과학수사팀은 천안함 절단면과 해저 바닥에서 수거한 파편과 연돌(굴뚝)에서 검출한 화약 흔적을 집중 분석했다. 화학기법을 사용해 화약 성분을 구성하는 분자기호를 찾아내 다른 나라의 화약과 비교 분석했다. 이 가운데 어뢰에서 주로 사용하는 RDX가 검출된 것은 천안함이 어뢰의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했다. 또 RDX와 섞어서 어뢰의 탄두를 구성하는 TNT는 북한과 옛 소련 및 중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유형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어뢰를 사용한 국가가 북한으로 좁혀지게 됐다. 특히 어뢰의 추진력을 내는 화약은 우리 군이 보관 중인 북한군의 훈련용 어뢰 속에 든 것과 같은 유형이었다. 북한제 어뢰의 결정적 증거의 하나가 됐다. 이 훈련용 어뢰는 북한군이 7년 전 잃어버린 것을 우리 군이 수거해 보관해온 것이다. 또 합조단이 수거한 파편의 재질도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천안함의 절단면과 사건 해역의 해저 바닥에서 수거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파편이 북한군 훈련용 어뢰의 그것과 재질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선체구조 및 관리=천안함이 두 동강 나면서 함미가 불과 1∼2분 만에 바닷속으로 침몰된 원인을 분석했다. 합조단은 대덕연구단지의 과학자들과 미국 선체구조 해석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천안함을 일순간에 두 동강 낼 수 있는 폭발 원인을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추정했다. 분석 결과 어뢰는 천안함 좌현 수중에서 3~5m로 근접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합조단 윤덕용 공동단장은 지난 1차 발표 때 “함미 바닥면 근처에는 좌측에서 큰 힘이 작용해 선체를 포함한 철판들이 안쪽으로 휘어져 있고, 우측에는 파손이 생겨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폭발물이 선체를 직접 타격한 게 아니라 근접해서 타격한 뒤 (버블제트를 일으켜) 선체를 절단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어뢰의 탄두는 250㎏ 규모로 추정됐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