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자치회 부회장 "조국의 도움이 있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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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민들은 언제 강제적인 수단이 동원될지 몰라 하루하루 불안 속에 살고 있다. 우토로의 상징성을 고려해 인도적 해결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엄명부(사진) 부회장은 우토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자치회 부회장으로 헌신해왔다.

-우지시나 교토부, 또는 일본 중앙정부에 무엇을 바라나.

"지금 토지 소유주가 민간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건 사들여야 한다. 예컨대 밀집지역 정리사업의 일환으로 행정관청이 사들일 수 있다. 문제는 행정관청이 재일 한국인을 위해 그만한 재원을 쓰겠느냐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뭔가.

"나이가 많은 생활보호대상자들이다. 65가구 중 17가구나 된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들만으로 이뤄진 가구가 16가구이고 그 중 12가구는 혼자 사는 노인들이다. 이들은 강제퇴거 즉시 거리에 나앉게 된다. 죽으라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한국 정부에 대한 요구는.

"내년은 한.일 수교협정 40주년이다. 40년 전 조약을 맺으면서 전쟁에 대한 보상을 받을 때도 일본에 살던 한국 사람들은 제외됐다. 한국 정부도 재외동포에 대해선 일정액의 지원을 한다고 들었다. 또 양국 지도자들이 만날 때 일본 정부에 이런 부분을 당당하게 요구해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오히려 일본 시민단체들이 우리의 문제점을 알리고 도와줬다. 이젠 조국의 힘을 빌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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