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거론국… 긴장·불안·화폐가치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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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의 대테러 전쟁 확전 발언이 잇따르자 이라크를 비롯, 확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나라들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라크 국민들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독일 디 벨트지는 현지발 보도를 통해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고 달러 사재기가 늘면서 이라크 디나르화가 지난달 중순 이후 20% 평가절하됐다"고 보도했다. 또 바그다드 시민들은 거리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언제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느냐"며 초조하게 물어온다는 것이다.

이라크 수뇌부도 바짝 엎드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주재 대사 모하메드 알 두리는 지난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알 카에다와 사이가 좋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테러집단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은 "유엔이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다른 중동국가들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사찰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확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소말리아 과도 정부는 "미군이 테러 세력을 추적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물러섰다. 또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지난주 부시 대통령과 회담하고 테러와의 전쟁에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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