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2003년도 건강 검진 결과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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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안녕하세요?

잘 지내?

아무 뜻 없이 으레 했던

인사말이 요즘은

무사히 살라는 말처럼

들려서 더러 사무칩니다.

주변에서 몸 멀쩡하다는

사람 만나기가 도통

어려운 즈음이어서요.

마음 멀쩡한 사람 만나기는

더 힘든 것 같고요.

국회에서 허구한 날

쌈질하는 사람들을 볼 때,

사방에서 터지는 온갖

사건들을 볼 때도,

너희들은 기운 많아

쌈 하고 사고도 치는구나!

그렇게 비아냥거릴 만큼

의욕 없는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탓일까요?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37.4%의

건강이 양호한 편이라는

보험공단의 발표는

좀 뜻밖이네요.

성인 열에 아홉은

아플 거라 여겼거든요.

일 가진 사람은 일 하느라

일 못 가진 사람은

일 구하느라, 학생들은

커닝해서라도 점수 얻느라,

모두 어딘가 한군데씩은

고장났을 거라고요.

그런데 37.4%가 양호한

편이라니, 다행이에요.

그 숫자가 우리나라

건강지수를 나타내는

것 같지 않아요?

그 정도면 살 만한

시절 같지 않으냐고요.

기대치가 너무 낮나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3년도 건강 검진 결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 검진을 받은 555만1178명 중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207만5176명으로 37.4%밖에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은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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