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켈로그·네슬레 … “제품 칼로리 대폭 줄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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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 부인인 미셸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어린이 비만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미셸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학부모 단체 등과 함께 비만 예방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업체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비만과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16곳이 자사 제품에 함유된 총 열량을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식품업체들은 2015년까지 총 열량을 1조5000억㎉가량 줄이되 우선 2012년까지 1조㎉를 삭감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향후 몇 달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 미국 내 전체 식품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몇몇 식품업체가 주축이 된 건강체중운동재단(HWCF)이 주도했다. 여기에 참여한 업체는 코카콜라·펩시콜라·켈로그·네슬레 등이다. HWCF는 열량 감축 외에도 디스커버리 교육채널 등 언론사들과 협력해 부모와 교사들에게 어린이 비만을 막기 위한 교육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는 “식품업계의 이 같은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며 “업체들이 식품에 첨가하는 설탕과 지방 성분 등을 줄이거나 제품의 용량을 소량화하면 미국인들의 비만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은 현재 어린이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운동을 하자(Let’s Move)’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에는 일반 가정은 물론 학교·지방자치단체·정치인·식품회사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다국적 식품회사인 켈로그의 임원으로 HWCF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매케이는 “미셸 여사가 어린이 비만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일깨우는 비만 예방 캠페인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며 “식품 업계도 소비자들의 건강 식생활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에 좋은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식품에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측은 “식품회사들이 자발적으로 국민 건강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합의했다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며 “또 업계가 이 같은 노력에 대해 매년 공정한 평가를 실시하기로 한 만큼 국민 건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식품 업계와 함께 비만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직후 백악관은 어린이 비만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미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미국 어린이의 비만 비율은 30년 전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비만으로 인한 질병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100㎉ 이상의 불필요한 열량을 섭취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운동으로 이를 제대로 소모하지 못해 비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어린이 비만과 관련,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기대수명이 사상 처음으로 이들의 부모 세대보다 짧아지는 상황이 벌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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