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매미 천적 벼룩좀벌 국내 첫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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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꽃매미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는 꽃매미 피해를 진정시킬 열쇠가 나왔다. 국내에서 천적이 발견된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꽃매미 알에 기생하는 천적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천적은 ‘벼룩좀벌’로 충북 청원에서 채집한 꽃매미 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벼룩좀벌은 꽃매미가 낳은 알에 자신의 알을 주입해 유충을 키운 뒤 나중에 알을 파괴하고 탈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정작 꽃매미의 유충은 나오지 못해 번식을 못하게 된다고 산림과학원 측은 밝혔다.

벼룩좀벌

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최원일 연구사는 “성충의 크기가 1~2㎜에 불과한 벼룩좀벌은 송충이나 나방·파리의 알에도 자신의 알을 낳아 기생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 곤충이 꽃매미 알 속의 환경과 특별히 잘 맞는 이유가 있는지, 인공 번식이 가능한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건너온 외래종인 꽃매미는 2006년 처음 발견됐다. 2007년 피해면적은 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946㏊로 늘었고 올해는 8378㏊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청벌과 집게벌 등의 천적이 있지만 국내에는 외래종인 꽃매미에 맞설 천적이 없어 확산을 막지 못하는 형편이다. 산림과학원은 “천적관계가 확인되면 개체 수를 인공적으로 늘려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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