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판별해 내는 미생물 시스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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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수돗물 정수장에서는 한 조에 1억원 상당의 물벼룩을 수입해 사용한다. 이 물벼룩으로 정수장의 독극물 유입을 감시한다. 독극물이 원수(原水)에 섞여 들어오면 그 위에서 뛰어 놀던 물벼룩의 움직임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실 벤처로 출발한 ㈜한국바이오시스템은 미생물로 이런 물벼룩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독극물 감지시스템을 개발하고 지난 1년간의 현장 시험을 마쳤다. 이 결과 카드뮴의 경우 0.01ppm, 납은 0.1ppm에서도 유입 즉시 경보를 울리는 등 성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벼룩.어류 등을 이용해 이런 농도의 독극물 유입을 가려 내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독극물 경보를 울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측정기 안에 가둬놓은 미생물. 독극물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는 전기의 양이 정상적으로 발생하지만 갑자기 전기량이 줄어들면 수질에 미생물이 살기 어려운 유독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바이오시스템은 이외에도 수질오염 척도인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를 자동으로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국산 수질오염 측정기가 일본에 수출된 것은 이 회사 제품이 처음이다. 이 역시 미생물이 만드는 전기를 이용한 것이다. BOD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 회사 제품이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올 예상 매출액은 15억원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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