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에 '염색 수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각막이 혼탁해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수술법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는 최근 각막 혼탁 환자 6명에게 각막을 염색하거나 염색된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눈동자 미용 수술을 시행해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원래 각막은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각막 안쪽에 있는 갈색의 홍채가 비쳐 검게 보인다. 눈동자가 희게 보이는 것은 눈 외상이나 각막염 후유증, 눈 수술 등으로 투명해야 할 각막이 뿌옇게 변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이러한 각막 혼탁 환자가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눈동자 미용수술은 간단한 국소 마취 후 하얗게 변한 각막 중간층에 염색약을 주입하거나 염색한 조직을 이식하는 것이다. 이식에 쓰이는 조직에는 태반에서 분리한 양막(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반투명 막)을 쓴다.

권 교수는 "영하 80도에 얼렸던 양막을 해동해 조직 거부반응이 없는 염색약으로 염색한 뒤 각막을 덮어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염색약에 의한 부작용은 없었다. 이식된 양막은 각막 상피세포가 자라 그 위를 덮으면서 안전하게 정착된다. 그는 "눈동자가 혼탁한 사람들은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대하길 기피한다"면서 "눈동자 미용기술이 이들의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